사소한 일상

희망 일자리 후기 #3.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No

맑음과흐림 2021. 1. 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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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일자리를 하면서 해변에 버려진 다양한 쓰레기를 주웠다.  가장 많이 주웠던 건 무엇일까? 

 

바로 담배꽁초다. 사람들이 흡연을 참 많이 하는 게. 주차장. 도로 특히 화장실 근처에 많았다. 

 

꽁초는 까다로울 수 있는데, 흡연자들이 투기를 의식해서인지 구석으로 던진다. 치우는 사람 입장으로 보자면 구석에 박힌 쓰레기 치우는 게 더 어렵다. 차라리 버릴 거면 대놓고 버리는 게 낫다. 

 

화단에 꽃이나 나무가 심어져 있지 않다면 곧바로 쓰레기통. 담배꽁초 통으로 변한다. 

 

빨리빨리 치워주지 않는다면 다음날 더 많이 투기된 담배꽁초를 볼 수 있다.

 

바닷가이다 보니. 음식물 투기가 많았다.

 

마시다 남은 커피용기다 많았다. 버릴 거면 커피라도 부워주었다면 좋을 텐데. 그냥 가버린다. 

 

일일이 남은 커피를 붓고 다시 버려야 하는 건 우리 몫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차박이 유행을 하면서 텐트를 가져오는 사람이 많았다. 

 

의외로 여름이 끝나고 찬바람이 불어서 사람들이 캠핑을 하러 온다. 

 

여기서도 음식물 쓰레기 투기가 발생한다. 음식물을 곱게 봉투에 싸서 버리는 사람은 양반이다. 

 

볶은밥. 김치, 식재료를 그냥 부어놓은 사람도 있다. 엿 먹으라는 것인가?

 

음식물 쓰레기 치우다 보면 짜증이 솟고. 캠핑을 하는 사람들을 결코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었다.

 

웃긴 건. 대놓고 여기다 쓰레기 버리지 말라고 플래카드를 걸어놓았는데도. 

 

어디다 버리는지 묻는 사람이 있다. 어디다 버리긴. 너네 집으로 가져가야지.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동전을 줍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 않은가? 

 

동전 정도는 흘릴만하니까. 

 

많고 많은 쓰레기를 주으면서도 동전을 찾기는 어려웠다. 지폐는 물론이었고.

 

카드. 페이 시대에 현금, 동전을 쓸리 없으니. 

 

 

음식물 쓰레기 다음으로. 아니 그만큼 짜증 나는 건 거주민들의 당당한 쓰레기 투기였다. 

 

정말 대놓고 버린다. 전자제품부터. 가구. 음식물, 화장실 휴지 ( 당연히 쓰던 것이다. 우웩 ). 접시. 유모차 등등. 

 

여기 사람들은 쓰레기봉투를 안 살 것 같았다. 

 

버리면 다음날 우리가 그냥 치웠으니까. 잘 치워주는 데 뭣하러 쓰레기봉투를 사겠는가? 

 

처음에는 묵묵히 치워줬지만 나중에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너무 대놓고 버려서이다.

 

투기 단속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의지가 없는 것인지. 쓰레기 버리는 게 일상화된 모습이었다. 

 

 

 

수거를 하면서 든 생각은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 No. 아니었다. 이건 정말 아니다. 

 

어차피 사람들 보고 버리지 말라고 해봐야 버리게 된다. 

 

현실이 그런데 어쩔 것인가? 

 

그러면 말이다. 제대로 버리라고 하고 싶다. 

 

적어도 음식물은 비닐에 싸서 버리고, 쓰레기를 해변에 좀 버리지 말라. 담배꽁초도 해변에 버리지 말라. 

 

버릴 거면 그냥 도로에 대놓고 버려라. 치우기도 편하다. 투기를 해도 모아놓은 장소에 버랴라. 그러면 힘이 덜 든다.

 

버리지 말자가 아니다. 제대로 버려라.

 

 

 

쓰레기를 뭘 주었더라.

 

캐리어도 있었고 ( 공항 갔다 온건가 ). 텐트도 버리고 갔었다. 낚싯대도 있었고. 낚시 바늘도 있었다. ( 한 번 찔렸다. ) 운동화, 슬리퍼. 아이들 장난감도 많았다. 먹다 남은 아주 깨끗해 보이는 생일 케이크도 있었다. 쓰고 버린 폭죽. 타다 남은 장작.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성인용 기구였다. 남성용. 여성용. 

 

가져와서 쓴 것일까? 알 수 없다. 

 

즐거운 시간이었길  바란다. 다만 제대로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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