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상

희망 일자리 후기 #4. 서글픔. 쉴 공간이 없다

맑음과흐림 2021. 1. 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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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정리 & 쓰레기 청소를 하게 되면 마땅하게 쉴 곳이 없다. 50분 정도 일을 하게 되면 10분 쉬게 되고. 

 

숨이 막히는 한 여름에는 더 자주 쉬어야 한다. 폭염이 위력을 떨치는 오후에는 아예 쉬기도 했다.

 

우리가 일을 하고 난 뒤 쉴 공간이 없다. 

 

일을 하기 전 교육을 받을 때도 쉬기는 건 좋지만 사람들 눈에 띄지 말아 달라고 했다. 

 

쉬고 있으면 민원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정말 별별 인간들이 다 있다. 

 

 

 

 

 

 

우리가 가장 쉼터로 활용한 장소는 어딜까? 당연히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는 구석진 곳이다.

 

그리고 화장실 근처였다. 

 

대기할 때도 화장실 근처, 쉴 때도 화장실 근처. 

 

간혹, 뉴스나 방송에서 청소노동자들이 쉴 곳이 없다는 뉴스가 나오는 걸 보았다.

 

무심코 스쳐 지나갔지만 그게 나의 일이 되었다. 

 

그들은 그림자 인간이다. 사회와 건물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지만 드러나서 안 되는 존재들. 국정원 요원도 아니고

 

말이다. 

 

 

 

 

 

그래도 우리는 희망일자리라 편의를 많이 봐줘서 중반 즈음에 적당한 쉼터를 찾았다.

 

계속 이동을 하면서 도로청소를 하는 분들은 정말 쉴 곳이 없으리라.

 

 

 

 

청소일을 하면서 청소노동자들과 약간의 연대감을 느끼기도 했다. 

 

같은 일을 해봐야 나에게 와닿는 것일까?

 

오다가면서 수고하신다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청소노동자들이 휴식하고 있는 분들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관공서에 민원을 넣지도 않을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의외로 좋으신 분들도 많았다.

 

음료나 기타 먹거리를 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특히 더운 여름에는 정말 간절한 순간이 있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있고, 보통 사람도 있고, 짜증 나게 하는 사람, 화나게 하는 사람도 있다. 

 

가능하면 좋은 사람들만 기억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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