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상

희망 일자리 후기 #2. 쓰레기 청소는 천한 일인가?

맑음과흐림 2021. 1. 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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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레기 청소를 해서 돈을 벌게 될 줄은 몰랐다. 봉사활동을 한 적은 있어도 일을 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적어도 학창 시절까지는 말이다.

 

인생은 그런가 보다. 

 

내가 생각지 못한 일을 하고, 계획했던 대로 되지 않고.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쓰레기 청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는가?  직업으로서 말이다.

 

같이 일했던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걸 부끄럽게 생각을 했다. 소위 말해 남사스럽다는 것.

 

또 다른 사람은 뭐 어때였다. 쓰레기를 줍고 정리를 할 수도 있지. 돈 받잖아.

 

 

 

 

청소일은 천한 직업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논리 오류라는 것으로. 하지만 감정적으로 잘 와 닿는

 

'당신 자식이 청소일을 하면 좋겠냐?'라고 물으면. 어떻게 답을 할까?

 

대다수는 다른 일을 했으면 좋겠다 하지 않을까? 물론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 방송에서 청소부에 대한 인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을 보였다.

 

새벽부터 일을 하는 환경미화원을 인터뷰했다. 방송의 내용은 분리수거를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였다.

 

인터뷰 대상자였던 환경미화원은 얼굴을 블러 처리가 되어 있었다.

 

그는 드러나지 않아야 하는 대상이었다.

 

 

 

 

다른 직업군을 보자. 교수, 변호사등은 자신의 얼굴을 당당히 드러낸다. 알려지면 좋은 직업군이다.

 

직업의 귀천 유무가 아니라 프라이버시 때문일 수도 있다. 일반 직장인들도 방송이나 신문 인터뷰 때도 신원이 알려지지 않기를 원할 수 있다. 

 

방송은 꼭 환경미화원을 천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개인 프라이버시 관점 때문에 가렸을 수도 있다.

 

 

 

 

나에게 묻는다면? 

 

일하는 기간 동안 차박을 하는 사람들로 인해 해변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인터뷰를 하면 당연히 익명이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안돼.

 

희망일자리 근무자가 아닌 개인으로 해도 익명이었겠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그래. 청소일은 천하다. 직업의 귀천이 없다고 하는 말은 아이들도 믿지 않을 것이고. 

 

입에 발린 말을 그대로 믿을 나이도 아니다.

 

그래도 옛날 만큼 인식이 나쁘지 않았고, 일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 시선에 신경을 쓴 적이 없었다. 

 

조선시대처럼 신분제 사회도 아니어서 사람들이 무시하고 그런 것도 없다. 

 

정확히 말하면 해변에 온 사람들은 쓰레기 청소를 하는 우리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

 

나도 바닷가에 놀러 갔을 때 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있던가? 아니 없다. 놀기 바쁘니까.

 

 

 

청소일은 천하다. 직업에 귀천은 있다. 하지만 돈에는 귀천이 없다.

 

청소일은 하건, 펜대를 굴리건, 방송을 하건. 돈은 돈인 것이다.

 

청소일을 해서 받은 돈을 거부할 것인가? 

 

판사가 내민 만원이 환경미화원의 만원보다 우월하지는 않다. 

 

만원은 그저 만원이다.

 

 

 

 

환경정비 천한 일이지만, 계속할 수만 있다면 직업의 안정성이 보장이 된다면 나쁘지 않다고 봤다.

 

힘들 때도 있지만 근무여건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이 하던 사람이 평생 할 수 있다면...이라고 했다.

 

그래 이도 나쁘지 않지. 보수는 적지만 말이야. 

 

이래서 사람은 직접 경험을 해봐야 한다. 

 

새로운 세계관도 보았고, 희망일자리 통해서 경험한 청소일은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할만하다. 할만해.

 

 

 

학창 시절에 과거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면.

 

이 일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쁜 일은 아니야. 그리고 너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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