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상

동남권 원자력 의학원에서 암검진을 받다

맑음과흐림 2021. 4. 2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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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원자력 의학원에서 암 검진을 받기로 한 날이다.  전날 직원이 정문으로 오지 말고, 둥그런 건물로 오세요.라고 말해서 그리로 갔다.  수면 내시경을 할 거라 버스를 타고 왔다. 얼마 전에 뉴스에서 수면 내시경 후 정신을 잃어서 사고를 낸 사람이 있었다. 사고를 낸 사람을 주의사항을 대수롭게 넘긴 모양이다. 글로 적히면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동남권 원자력 의학원은 정관에서는 기장군 8번, 37번 , 188번, 버스를 타면 된다. 

 

 

예약 시간보다 일찍 도착을 해서 산책을 하다 들어갔다.  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그냥 일찍 들어가는 게 낫다. 

 

입구에서 손소독제를 바른 후, 문진표 작성, 접수이다. 접수 시 작성한 문진표와 건네주면 되고, 채취한 대변 용기는 통에 넣는다. 열쇠를 하나 받게 된다. 탈의실에서 의료용 가운으로 갈아입는다. 깜빡했는데 티셔츠도 갈아입자. 

 

소변을 채취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소변을 봐서 나오려나? 첫 소변은 버리고 그다음부터 채취한다. 다행히 나오기는 했다. 먹은 것도 없는데 나올 만 게 있구나.

 

이제부터 본격적인 검사 시작이다.

암 검진 센터는 이곳이다. 

 

여기가 아니다.

 

탈의실에서 검진용 옷으로 갈아입고 슬리퍼를 신는다.

 

나와 함께 검진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평일 오전 조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대략 십여 명 정도.  병원만 오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리 긴장이 되냐? 긴장이 폭발했는지. 평소보다 혈압이 더 나왔다. 

 

간호사가 잠시 후에 다시 측정을 해보자고 했다. 이상하네. 이리 높은 수치가 나오지 않는데, 그다음은 체중과 인바디 측정. 여기서는 안경과 양말가지 벗고 측정을 해야 했다. 

 

다시 혈압 측정 전보다 10 내려간 수치이지만 고혈압이다.  나 말고도 혈압이 높은 사람이 많았나 보다. 혈압을 채 즉 정하는 사람이 많았다. 

 

다음은 채혈. 오른팔에 채혈을 했다. 조금 아플 거라고 했다. 원래는 피 뽑을 때 쳐다봤는데 이번에는 보지 않았다. 수면 내시경 때문에 팔에 무언가를 하나 달아 놓았다. 나중에 여기를 통해서 수면을 시키는 모양이다. 

 

심전도 측정에서는 티셔츠를 가슴까지 올리고 측정을 해야 했다.  심폐기능 측정에서는 진행자의 지시에 따라서 숨을 내쉬고 내뱉고, 이거 의외로 힘들다. 

 

청력 테스트를 헤드폰을 착용한 채로 삐 소리 날 때마다 조이스틱(같은) 버튼을 눌러주는 방식이다. 삐 소리가 켜졌다 작아졌다 하고 음역대가 다양하다. 나이 때문에 이어폰 사용 때문에 청력 손실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절실하게 느껴졌던 시력. 노안이 왔음을 느꼈는데 시력도 더 떨어졌다. 안경 비 착용 시 0.1이었다. 그리고 안경을 바꿀 때가 되기는 했다. 

 

여기까지는 1층에서 하는 기본적인 검사.  그다음부터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지하 1층으로 간다.

 

CT촬영인데, 침대에 누워서 촬영. 폐쇄 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힘들 거 같았다. 기본적으로 좁아 보이고 주변이 시끄럽다. 기계 안내음에 따라서 숨을 들이마시고 멈추고 내뱉기를 3회 정도 반복한다. 

 

참고로 기계는 필립스였다. 필립스는 이제 의료기기, 조명 아니면 보기 쉽지 않은 듯하다.

 

다음에는 초음파 검사였는데, 검진자가 많아서 꽤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다. 이럴게 시간이 걸릴 줄 알았다면 그냥 휴대폰을 가지고 올걸 그랬다. TV에서 나오는 축구나 보고 있어야 했다.

 

초음파로 복부, 갑상선 검사.  이제 거의 끝나간다.

 

 

마지막으로 대망의 수면내시경이다. 2층으로 올라간다. 긴장되는데, 수면 내시경은 처음이라. 직원인 수면내시경에 대한 주의사항과 부작용을 알려주었다. 혈압이 높았지만 한다. 측정 전에 위 검사용 액을 먹었는데, 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괜찮은 맛이었다. 

 

침대에 누운 채로 들려가는 모습을 보니. 나도 곧 저리 되겠지. 링거를 꼽고 다니는 수검자는 무엇일까? 

 

 

시간이 되어, 나의 이름을 호명되었다. 간호사가 입안에 무엇인가를 뿌렸다. 10초 뒤에 삼키라고 했다. 입안이 점점 얼얼해지는 느낌이다. 마취 비슷한 느낌. 옆으로 눕고 한쪽 다리는 구부리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이 실려가던 그 자세이구나. 머리맡에 종이를 깔아놓았다. 침을 흘리는 걸 막을 용도라는 모양이다. 

 

오른쪽 팔에 꽂아 놓은 통으로 무엇인가를 하는데. 눈을 감고 있으라고 했다.  코에 산소 호흡기도 달고 수면마취도 하고, 내가 언젠가는 이렇게 되지 않을까? 죽음으로 가기 전에 이런 날이 오지 않을까? 

 

일이 잘못되면 응급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고, 생각을 해보면 이렇게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삶에는 무로 돌아가는 더 나쁜 방법이 있으니까. 

 

여기까지 생각을 하다 눈이 떠졌다. 으응? 응? 끝인가? 정말 한숨 자다 일어난 느낌이다. 간호사가 일어나셨어요? 했다. 1분 정도 휴식을 취하라고 했다. 약간 힘이 없는 것을 빼면 아무렇지도 않았다. 무언가 검사를 받은 느낌조차 없다. 속이 이상하다던가 그렇지도 않다. 아무렇지도 않은 건 아니지. 힘이 없잖아. 간단한 위 증세를 들었다. 자세한 결과는 10일 후에 나온다고 하니까. 

 

다시 1층으로 내려가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캐비닛 열쇠를 넘기고 계산을 하면 된다.

 

혹시나 해서 동백전 되느냐고 물어봤더니 안된다고 한다. 힝~ 되면 만원 캐시백이었는데. 아쉽다. 그냥 카드 결제.  동남권 원자력 의학원에서 받은 원래 검진비는 80만 원이다. 기장군 지원 사업을 받아서 본인 부담금 단돈 10만 원에. 이 정도면 거저다. 거저. 추가 검진을 받을까 후회가 되기도 하고. 다음에 받으면 되지 하는 생각도 들고. 

 

 

 

검진자 식권을 준다. 부드러운 식사를 추천하지만. 

 

갑자기 고기가 먹고 싶어서 직원에게 말해서 돈가스를 먹었다. 구내식당은 본관 지하 1층에 있다. 

 

병원 안에 있는 GS25 편의점. 

 

커피가 댕겨서 입구 앞에 있는 커피숍에서 카페라테를 주문했다. 여기도 동백전 안된다. 여기 다 안 되는 듯. 커피를 마시며 잠깐 걸었다. 졸리는 기분도 있고 해서 몸을 움직였다. 날이 화창했다. 나들이, 산책 가기 좋은 날씨다. 점심 무렵이라 직원들이 한 숨 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암 검진을 한 소감이라면. 검진 시간은 아침 8시에 가서 오전 11시 반까지 걸렸다.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으니. 비용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기장군 지원을 받아서 10만 원. 다른 사람 계산을 보니 부부가 와서 백만 원을 훌쩍 넘게 계산하기도 하더라. 150이던가.

 

직원들은 대부분 친절했다. 검사를 할 때마다 이름을 일일이 확인을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루틴인가 보다. 만에 하나라도 잘못되면 안 되니까 그렇겠지. 

 

걷다 보니 라떼를 다 마셨다. 아잇. 왜 쓰레기통이 하나도 없는 거야? 버릴 데가 없다. 

 

건강에 별 이상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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