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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지에 적힌 계좌번호. 잘 외우고 있던 번호다.
왜 전화를 받았을 때는 생각이 나지 않았을까? 간단한 작업이었다.
허둥지둥할 일은 아니었는데. 기억력을 못 믿어서. 휴대폰을 봐야 했다.
그 순간 긴장을 했던 것 같다. 번호를 불러주다 틀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
봐라. 지금도 입에서 술술 흘러 나오는 나열인데. 왜 믿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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